박효순 KOVA 회장 “윤석열 정부, 범죄 피해자 인권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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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1회 작성일 24-11-10 04:15본문
KOVA 박효순 회장님의 인터뷰가 실린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A씨는 집에 들어온 도둑을 잡았다. 도둑이 뇌사 상태 8개월 뒤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집주인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도둑을 잡으려는 노력이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고등학생이던 B양은 성폭행 피해로 괴로워하다 목숨을 끊었다. 가해자인 고교 선배 C군은 B양이 사망 전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이사를 종용하기까지 했다. C군은 2심에서 형량이 2년 줄어 징역 7년이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과 성폭행이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봤다. B양의 어머니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지역 시민단체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갑자기 피해자가 된 사람들이 과도한 대처로 혹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평생을 괴로워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가해자들은 살인이나 성폭력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국선 변호사의 변호를 받고 감옥에서 직업교육을 받으며 종교인이나 어엿한 직업인으로 새 인생을 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과연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인권은 보호된 것일까. <인사이트코리아>는 한국 사회가 범죄 피해자 인권 보호 사각지대라고 주장하는 박효순 한국피해자지원협회 회장(나루가온F&C 대표)을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피해자지원협회(Korea Organization for Victim Assistance, KOVA)는 어떤 단체인가.
“범죄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람, 범죄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을 도와주는 국내 최초 순수 민간 피해자 지원단체다. 2007년부터 법조인, 기업인, 의료인 등이 뜻을 모아 범죄피해자를 지원하는 봉사모임으로 시작됐다. 보다 적극적인 피해자 지원을 위해 2010년 10월 법무부에 사단법인 인가를 신청해 2011년 3월 사단법인 한국피해자지원협회(KOVA)가 출범했다.”
협회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서울동부지방검찰청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민‧형사조정위원회에 참여했다.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서는 이사로 활동했다. 전국에서 합의를 제일 많이 시킨 사람으로 상도 받고, 법원에서 전국 분쟁 합의율 최다로 상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활동을 하며 의아하게 생각했던 점이 범죄자인 피의자들은 살인이나 강도 등 나쁜 짓을 저질러도 국선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지만 피해자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당시에는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뭐가 잘못됐는지 감지하지 못했다. 그러다 집단성폭행을 당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돕게 되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깨닫게 됐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와 무슨 일이 있었나.
“동부지방법원 요청으로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위원장을 맡을 때였다. 성폭행을 당한 아이를 정기적으로 만나 맛있는 것을 사주고 옷도 사 입혔다. 그러다 어느 일요일 밤 10시께 아이가 전화를 했는데 엉엉 울고 있었다. 울기만 하는 아이가 걱정돼 그 집에 찾아갔더니 온몸이 시퍼렇게 멍 들어있었다. 알고 봤더니 아이를 보호하고 있던 고모가 때린 거였다. 성폭행 피해자인 6학년생이 알몸으로 배에 고모의 다섯 살, 세 살 아이 둘을 올려놓고 의사놀이를 하고 있었단다. 시장에서 돌아 온 고모가 그 모습을 보고 아이를 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2차 가해였다. 일반인들은 성폭행 피해자가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고모가 내게 ‘지금까지 아이 엄마 역할을 해준 건 고맙지만 도움이 되지 않으니 데려갈 게 아니면 오지 말라’고 말했다. 아이를 데리고 갈 상황이 아니라 속상한 마음으로 나오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잘해주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그때 피해자를 도와준다는 것이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고 느꼈다.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심리 치료를 해주지 못한 것이다.”
왜 물질적인 것만으론 아이를 진짜 돕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됐나.
“겉으로 아픈 부분이 보이면 약을 발라줄 수 있다. 배고픈 것이 보이면 먹여줄 수도 있다. 외적인 것은 이렇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데 그 아이가 갖고 있는 심리는 치료를 못한다. 이 심리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전문가들은 만날 때마다 심리를 알아주며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일반인은 모른다. 나도 몰랐다. 피해자들을 제대로 돕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
KOVA에서는 체계적인 심리 상담을 하고 있나.
“출범 초기부터 범죄 피해자 심리 지원을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피해상담사는 전문교육과정(총 5개 과목 88차시)을 통해 상담과 형사사법행정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전문수련기관에서 수련과정(100~200시간)을 실습해 어떤 피해자를 만나더라도 필요한 지원을 하는데 부족함 없는 능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올해 3월 현재 19기 피해상담사 전문수련과정과 20기 피해상담사 전문교육과정이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1157명의 피해상담사를 배출했다.”
심리 상담이 실제 피해자의 일상생활 복귀와 밀접한 관련이 있나.
“씻지 못하는 아픔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면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힘들다. 2011년 처음 진행했던 피해 내용들을 보면 각 지구별로 살인‧강도‧폭행‧성폭력‧학대‧절도 등이 있다. 살인보다는 폭행이 많고 그 다음이 성폭력이다. 다른 사건들에 비해 성폭력 같은 경우 심리 상담이나 회복 지원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실제 건수는 201건이지만 상담 지원 실행 내역을 보면 1700건이 넘는다. 그 중에서 상당수는 심리 상담에 몰려 있다. 이는 민간단체로 지원금이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심리적 안정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여기에 역량을 집중해 피해상담사들의 회복 지원을 하는 점도 있다.”
심리 상담 이외 피해자에게 필요한 전반적인 지원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개 피해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이 당한다. 경제력이 필요한 이유다. 한 번은 부모님 이혼 후에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고등학생 아이를 도운 적이 있다. 아버지가 구속되니 생활비도 없고 난감한 상황에 처한 아이에게 생활비를 지원해줬다. 당시 친할머니와 친척들이 아버지를 감옥에 가게 했다며 아이에게 2차, 3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 이후 어머니와 연락이 닿아 호적 변경 등 지원을 해줬다. 이처럼 안타까운 범죄 피해자를 돕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부 의사를 밝히는 사람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사단법인 KOVA 설립으로 이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안양초등학교 혜진이, 예슬이 사건이다. 크리스마스 때 부모님 선물을 사러 나갔다가 동네 아저씨에게 유괴돼 성폭행 당하고 토막 살해된 사건이었다. 아이를 잃고 식음을 전폐하고 있던 피해 부모가 성금도 보이스피싱으로 모두 잃었다. 함께 장례를 치러줬는데, 아이를 잃은 슬픔에 남편도 5년 후 사망했다. 그 이후로도 피해자 측과 계속 소통하며 안부를 전하고 때로 도움도 주고 있다. 그 분과 연락한지 10년도 넘었다. 이사하고 자녀가 학교 들어가는 것까지 이야기 한다. 사건이 끝났다고 피해자의 아픔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민간단체이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다. 관에서 이 부분을 막지 말았으면 좋겠다.”
KOVA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나.
“검찰이나 경찰은 사건이 끝나야 진급 대상자가 되고 사건을 맡아야 예산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같은 사건을 여러 부처에서 중복으로 담당하며 예산 나눠먹기를 하고 있다. 피해자들을 심리학 석박사들이 피해상담사로서 만나는 KOVA는 민간단체라는 이유로 지원금을 거의 받지 못한다. 공공기관에서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연결 또한 해주지 않고 있다. 지원금을 주지 않아도 되니 사건 종결 처리 후에 심리 상담을 할 수 있게라도 해줬으면 한다. 또 범죄 피해자 지원 부서를 총리 산하에 둬서 각 부서의 중복 예산 처리를 막았으면 한다.”
나루가온을 만든 것도 피해자 지원을 위해서라고 들었다.
“원래하던 사업은 부동산 임대업이다. 대종손(대종가의 맏자손) 집안의 후예로 요리에 소질이 있었고 범죄 피해로 복잡한 생각을 하기 힘든 피해자들을 생각해 음식점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경영자의 시스템을 알기 위해 세종대에서 석사를 땄고, 신한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산학협력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사법 체제 국가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벌을 주고 교육도 시킨다. 사회에 나와서 자립 기반까지 확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범죄자에 대한 인권이 무척 강한 나라다. 그런데 피해자는 어떤가. 국선 변호사도 범죄자에게만 배당된다. 오히려 피해를 당한 피해자는 자비로 변호사를 수임해야만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KOVA가 국회에서 통과하도록 노력한 법이 있다. 만 13세 미만 성폭행 범죄에 국선 변호사가 도입되도록 한 ‘도가니법’이다. 이 법이 피해자의 권리를 국가가 보장한 첫 사례다. 생활수준이 어려워 변호사를 선임하기 힘든 피해자도 많다는 점을 정부에서 알아줬으면 한다. 또 정당방위 측면도 들여다봤으면 한다. 미국 같은 나라는 정당방위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내 집에 들어온 도둑을 강하게 제압했다고 해서 범죄자가 되는 실정이다. 범죄자 인권보호가 지나쳐 피해자의 인권을 아예 무시한 경우다. 피해자 인권이 지금보다 훨씬 강화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범죄로 인해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복지 개선에 힘써주길 바란다.”
갑자기 피해자가 된 사람들이 과도한 대처로 혹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평생을 괴로워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가해자들은 살인이나 성폭력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국선 변호사의 변호를 받고 감옥에서 직업교육을 받으며 종교인이나 어엿한 직업인으로 새 인생을 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과연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의 인권은 보호된 것일까. <인사이트코리아>는 한국 사회가 범죄 피해자 인권 보호 사각지대라고 주장하는 박효순 한국피해자지원협회 회장(나루가온F&C 대표)을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피해자지원협회(Korea Organization for Victim Assistance, KOVA)는 어떤 단체인가.
“범죄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람, 범죄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을 도와주는 국내 최초 순수 민간 피해자 지원단체다. 2007년부터 법조인, 기업인, 의료인 등이 뜻을 모아 범죄피해자를 지원하는 봉사모임으로 시작됐다. 보다 적극적인 피해자 지원을 위해 2010년 10월 법무부에 사단법인 인가를 신청해 2011년 3월 사단법인 한국피해자지원협회(KOVA)가 출범했다.”
협회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서울동부지방검찰청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민‧형사조정위원회에 참여했다.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서는 이사로 활동했다. 전국에서 합의를 제일 많이 시킨 사람으로 상도 받고, 법원에서 전국 분쟁 합의율 최다로 상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활동을 하며 의아하게 생각했던 점이 범죄자인 피의자들은 살인이나 강도 등 나쁜 짓을 저질러도 국선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지만 피해자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당시에는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뭐가 잘못됐는지 감지하지 못했다. 그러다 집단성폭행을 당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를 돕게 되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깨닫게 됐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와 무슨 일이 있었나.
“동부지방법원 요청으로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위원장을 맡을 때였다. 성폭행을 당한 아이를 정기적으로 만나 맛있는 것을 사주고 옷도 사 입혔다. 그러다 어느 일요일 밤 10시께 아이가 전화를 했는데 엉엉 울고 있었다. 울기만 하는 아이가 걱정돼 그 집에 찾아갔더니 온몸이 시퍼렇게 멍 들어있었다. 알고 봤더니 아이를 보호하고 있던 고모가 때린 거였다. 성폭행 피해자인 6학년생이 알몸으로 배에 고모의 다섯 살, 세 살 아이 둘을 올려놓고 의사놀이를 하고 있었단다. 시장에서 돌아 온 고모가 그 모습을 보고 아이를 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2차 가해였다. 일반인들은 성폭행 피해자가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고모가 내게 ‘지금까지 아이 엄마 역할을 해준 건 고맙지만 도움이 되지 않으니 데려갈 게 아니면 오지 말라’고 말했다. 아이를 데리고 갈 상황이 아니라 속상한 마음으로 나오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잘해주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그때 피해자를 도와준다는 것이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고 느꼈다.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심리 치료를 해주지 못한 것이다.”
왜 물질적인 것만으론 아이를 진짜 돕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됐나.
“겉으로 아픈 부분이 보이면 약을 발라줄 수 있다. 배고픈 것이 보이면 먹여줄 수도 있다. 외적인 것은 이렇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데 그 아이가 갖고 있는 심리는 치료를 못한다. 이 심리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전문가들은 만날 때마다 심리를 알아주며 치료를 할 수 있는데 일반인은 모른다. 나도 몰랐다. 피해자들을 제대로 돕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
KOVA에서는 체계적인 심리 상담을 하고 있나.
“출범 초기부터 범죄 피해자 심리 지원을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피해상담사는 전문교육과정(총 5개 과목 88차시)을 통해 상담과 형사사법행정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전문수련기관에서 수련과정(100~200시간)을 실습해 어떤 피해자를 만나더라도 필요한 지원을 하는데 부족함 없는 능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올해 3월 현재 19기 피해상담사 전문수련과정과 20기 피해상담사 전문교육과정이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1157명의 피해상담사를 배출했다.”
심리 상담이 실제 피해자의 일상생활 복귀와 밀접한 관련이 있나.
“씻지 못하는 아픔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면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힘들다. 2011년 처음 진행했던 피해 내용들을 보면 각 지구별로 살인‧강도‧폭행‧성폭력‧학대‧절도 등이 있다. 살인보다는 폭행이 많고 그 다음이 성폭력이다. 다른 사건들에 비해 성폭력 같은 경우 심리 상담이나 회복 지원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실제 건수는 201건이지만 상담 지원 실행 내역을 보면 1700건이 넘는다. 그 중에서 상당수는 심리 상담에 몰려 있다. 이는 민간단체로 지원금이 부족한 측면도 있지만 심리적 안정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여기에 역량을 집중해 피해상담사들의 회복 지원을 하는 점도 있다.”
심리 상담 이외 피해자에게 필요한 전반적인 지원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개 피해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이 당한다. 경제력이 필요한 이유다. 한 번은 부모님 이혼 후에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고등학생 아이를 도운 적이 있다. 아버지가 구속되니 생활비도 없고 난감한 상황에 처한 아이에게 생활비를 지원해줬다. 당시 친할머니와 친척들이 아버지를 감옥에 가게 했다며 아이에게 2차, 3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 이후 어머니와 연락이 닿아 호적 변경 등 지원을 해줬다. 이처럼 안타까운 범죄 피해자를 돕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부 의사를 밝히는 사람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사단법인 KOVA 설립으로 이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안양초등학교 혜진이, 예슬이 사건이다. 크리스마스 때 부모님 선물을 사러 나갔다가 동네 아저씨에게 유괴돼 성폭행 당하고 토막 살해된 사건이었다. 아이를 잃고 식음을 전폐하고 있던 피해 부모가 성금도 보이스피싱으로 모두 잃었다. 함께 장례를 치러줬는데, 아이를 잃은 슬픔에 남편도 5년 후 사망했다. 그 이후로도 피해자 측과 계속 소통하며 안부를 전하고 때로 도움도 주고 있다. 그 분과 연락한지 10년도 넘었다. 이사하고 자녀가 학교 들어가는 것까지 이야기 한다. 사건이 끝났다고 피해자의 아픔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민간단체이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다. 관에서 이 부분을 막지 말았으면 좋겠다.”
KOVA 활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나.
“검찰이나 경찰은 사건이 끝나야 진급 대상자가 되고 사건을 맡아야 예산을 받을 수 있다. 그러면서 같은 사건을 여러 부처에서 중복으로 담당하며 예산 나눠먹기를 하고 있다. 피해자들을 심리학 석박사들이 피해상담사로서 만나는 KOVA는 민간단체라는 이유로 지원금을 거의 받지 못한다. 공공기관에서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연결 또한 해주지 않고 있다. 지원금을 주지 않아도 되니 사건 종결 처리 후에 심리 상담을 할 수 있게라도 해줬으면 한다. 또 범죄 피해자 지원 부서를 총리 산하에 둬서 각 부서의 중복 예산 처리를 막았으면 한다.”
나루가온을 만든 것도 피해자 지원을 위해서라고 들었다.
“원래하던 사업은 부동산 임대업이다. 대종손(대종가의 맏자손) 집안의 후예로 요리에 소질이 있었고 범죄 피해로 복잡한 생각을 하기 힘든 피해자들을 생각해 음식점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경영자의 시스템을 알기 위해 세종대에서 석사를 땄고, 신한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산학협력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사법 체제 국가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벌을 주고 교육도 시킨다. 사회에 나와서 자립 기반까지 확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범죄자에 대한 인권이 무척 강한 나라다. 그런데 피해자는 어떤가. 국선 변호사도 범죄자에게만 배당된다. 오히려 피해를 당한 피해자는 자비로 변호사를 수임해야만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KOVA가 국회에서 통과하도록 노력한 법이 있다. 만 13세 미만 성폭행 범죄에 국선 변호사가 도입되도록 한 ‘도가니법’이다. 이 법이 피해자의 권리를 국가가 보장한 첫 사례다. 생활수준이 어려워 변호사를 선임하기 힘든 피해자도 많다는 점을 정부에서 알아줬으면 한다. 또 정당방위 측면도 들여다봤으면 한다. 미국 같은 나라는 정당방위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내 집에 들어온 도둑을 강하게 제압했다고 해서 범죄자가 되는 실정이다. 범죄자 인권보호가 지나쳐 피해자의 인권을 아예 무시한 경우다. 피해자 인권이 지금보다 훨씬 강화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범죄로 인해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의 복지 개선에 힘써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