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이웃집 중학생이 휘두른 흉기로 목숨을 잃을 뻔한 50대 여성이 가해자 학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에 대해 법원이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인천지법 민사10단독 정원석 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군(사건 당시 13세)의 부모를 상대로 피해자 B씨(여)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4318만원을 지급할 것을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정 판사는 B씨의 흉터 성형 등 치료비 432만원 중 A군 측이 이미 B씨에게 지급한 114만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치료비 318만원과 B씨가 청구한 위자료 4000만원을 모두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정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피해자는 가장 안전하다고 여길 주거지에서 아무런 까닭이나 영문없이 이웃으로부터 무차별 칼부림을 당했다”며 “또 피해자는 동맥 출혈 등으로 생명을 잃을 위험에 처했고 현재까지도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친권자이면서 아들을 보호하고 교양할 부모가 그 의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며 “이 사실과 사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A군은 중3이었던 2013년 8월18일 오후 자신이 살던 인천의 한 빌라 옥상에서 이웃 주민인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군은 중학생 시절부터 친구들에게 몸집이 작다는 이유로 집단 괴롭힘을 당했으며, 몇 년째 않던 조울증이 재발해 자주 자살 충동을 느꼈다.

사건 당일 A군은 집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빌라 옥상에 올라갔다가 널어놓은 빨래를 걷기 위해 올라왔던 이웃 여성 B씨를 발견하고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A군 가족과 B씨 가족은 10년 넘게 알고 지낸 이웃 사이였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자살하려고 옥상에 올라갔는데 혼자 죽으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았고 마침 이웃 아주머니가 보이자 아는 누군가와 같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랬다”고 진술했다.

A군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도망가던 B씨는 목 부위 동맥이 절단되는 등 위급한 상황에 처했지만 이웃주민의 신고로 병원에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경찰에 붙잡힌 A군은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사건 당시 만 14세 미만인 점이 고려돼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