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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뉴스] '이별살인' 계획범죄 저지른 30대男 2심도 '무기징역'…"피해자에게 책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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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VA 댓글 0건 조회 9,498회 작성일 17-05-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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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고등법원.2016.03.11 김인철 기자 yatoya@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 흉기로 무자비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재차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는 30일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양형부당을 주장한 한모(32)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살인을 구형한 검찰의 항소 역시 기각됐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살인 범죄를 다시 범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1심이 선고한 20년간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뒤집고 검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헤어지려 한다는 이유로 협박, 스토킹을 하고 회칼 등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해 살인을 저지른 범죄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밝혔다.

한씨는 지난해 4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 A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015년 5월 교제를 시작해 결혼까지 고민했던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이별했다. A씨에게 미련이 있던 한씨는 이후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는 방법으로 매달렸다. A씨의 회사와 거주지를 찾아가거나 감시하는 등 집착이 이어졌다. 하지만 A씨는 만남을 극구 거부했고, 한씨는 "가족까지 모두 죽이겠다"며 협박했다.

범행 당일 한씨는 회칼과 과도, 부엌칼, 등산용 로프, 나일론 끈, 염산이 든 박카스 병 3개를 준비했다. 지갑과 휴대전화는 자신의 집에 뒀고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도 마련했다. 출근시간을 이용해 A씨의 집으로 들어간 한씨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장갑을 낀 채 회칼로 A씨를 위협했다. A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맨발로 도주했지만, 한씨는 A씨를 뒤쫓아가 흉기로 수차례 찔려 살해했다.

그는 흉기를 휴지통에 버린 채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으며, 경기도의 한 비닐하우스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한씨의 뻔뻔함은 재판과정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자살할 생각으로 흉기 등을 준비했다"며 "우발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이고 스토킹 행위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한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피고인은 자살할 생각으로 흉기를 준비한 것이지 살인을 계획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피고인이 당일 준비한 도구만 보더라도 이는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2심 역시 "피고인이 자살을 의도했다면 다양한 범행도구를 준비할 필요성이 없다"며 "오히려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을 가해할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주재한 기자 jjh@focu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