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욱 한국피해자지원협회 회장ㆍ고려신소재산업 대표이사
페이지 정보
작성자 피해자협회 댓글 0건 조회 6,914회 작성일 13-03-13 15:27본문
“강력범죄의 가해자 아닌, 피해자에 관심 가져야…힐링 전도사 될 것”
“한 십대 청소년이 밤에 지나가던 중년 남자의 머리를 흉기로 때렸어요. 이른바 ‘묻지마 범죄’였습니다. 그 청소년은 교도소에 들어갔어요. 출감을 하고 나서는 교도소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연 매출 100억원 정도의 인테리어 기업 대표로 있어요. 기독교인이 되어 간증도 하고 다니지요. 누가 봐도 지금은 성공한 삶이에요. 하지만 머리를 맞은 중년 남성은 어떻게 됐을까요. 뇌에 이상이 생겨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움직이기 못한 채, 집안에만 누워 있어요. 그 가정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중년 남성이 무슨 죄길래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겁니까”
이상욱 (사)한국피해자지원협회 회장을 만났다.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강했다. 인터뷰 내내 진지하고 절실한 고민들이 이어졌다. 기자도 강한 집중력을 가지고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범죄 발생 시 피해자 인권 관심 없어
한국피해자지원협회는 각종 범죄 발생 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을 지원하는 단체다. 피해를 입은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인 고통을 당하게 되는데, 이들을 보호하고자 2010년 법무부의 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설립됐다.
이상욱 회장은 설립 당시부터 회장직을 맡아왔다. “우리 사회는 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사건이 어떻게 발생됐으며, 가해자는 누구였고, 어떤 사람인지 등에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인권과 대우에는 관심이 없어요. 때문에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매우 적은 형편이에요”
실제로 가해자의 처벌과 구금, 보호, 갱생을 위해 지원되는 연간 정부 예산은 3조원 정도라고 한다. 반면 피해자에 투입되는 예산은 가해자들 예산의 2% 수준으로 아주 미약하다.
“국내서 발생하는 범죄 사건은 매년 200만건 이상이에요. 이중 형법 범죄만 해도 50만건이 넘고, 살인 사건도 1200건 이상이니 피해자 숫자도 쉽게 가늠해 볼 수 있겠지요. 정부 예산은 도움이 거의 안 된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피해자 트라우마…피해 상담사가 도와야
이상욱 회장이 피해자의 인권과 대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2008년이다. 이 시기 서울상공회의소 광진구 상공회 고문과 광진구 통합방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피해자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소모임을 결성했다. 그후 2010년 법무부의 정식 허가를 받았다.
“2008년부터 학계ㆍ법조계 지인들과 협회 구성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어요. 이때만 해도 회비 납입 등으로 도움을 주던 후원인들은 250여 명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올 현재는 1500여 명에 달합니다”
특히 협회가 신경쓰는 부분은 피해자의 트라우마(trauma), 즉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피해 상담사’의 육성이다. 살인, 성폭행 등 강력 범죄는 피해 당사자는 물론 가족에까지 씻겨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이를 전문적으로 치유하는 직업이 바로 피해 상담사다. 협회의 교육을 거쳐, 매년 두 차례 자격증을 준다. 현재 피해 상담사만 해도 전국적으로 350여 명에 달한다.
“피해자에게 ‘괜찮아, 다 지나갈 거야, 잊어버려’ 등과 같은 조언은 도움이 되지 않아요. 오히려 피해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뿐입니다. 실제로 치유에 도움이 되는 말은 따로 있습니다. 피해 상담사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지요”
/피해자 유가족…경제적 지원 절실
이상욱 회장은 두 개의 삶을 산다. 한국피해자지원협회 회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려신소재산업이라는 건축자재 기업을 이끌고 있다. 협회 사무실은 광진구 광장동에, 고려신소재산업 본사는 중곡동에 위치해 있다. 주로 오전에는 고려신소재산업 본사에 있다, 오후에 협회 사무실로 이동한다.
우선순위를 물었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 대표와 사회 정의 실현을 목표하는 협회 회장이라는 직책 가운데 어느 것이 소중하냐는 질문에 한참 후 답변이 돌아왔다.
“본업이 고려신소재산업의 대표이사이기 때문에 협회 회장직도 언젠가는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협회 사무실에 가면 그 사실을 잊어버려요. 피해자 얘기를 듣고 있으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지배해 버리는 거지요. 쉽게 말해 힐링(Healing) 전도사가 되는 겁니다”
특히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법상으로는 살인 범죄 발생 시 유가족이 최고 5400만원까지 받을 수가 있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가 고소득 종사자인 경우고, 주부나 어린이라면 보상금은 크게 못 미친다. 협회가 각종 기관ㆍ기업, 일반인을 대상으로 후원 요청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 피해자가 되면, 가정이 경제적으로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단순히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가정이 늘어나면 사회는 희망을 잃어버리게 되고, 묻지마 범죄는 갈수록 늘어나는 악순환을 낳게 됩니다”
/향후 건축자재 트랜드는 ‘에너지 저장’
고려신소재산업은 1996년 설립된 건축자재 기업이다. 당시에는 신소재로 분류됐던 미국 듀폰(Dupont)사의 타이벡(Tyvek)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밀성이 뛰어난 타이백은 국내 목조주택에서 투습방수시트의 역할을 하면서 점차 국내 건축시장에서 네임밸류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에너지 관련 자재로 먹거리 영역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올 들어 출시한 태양광 시스템인 ‘선트래커(Suntracker)’가 대표적인 예다.
태양광 산업의 부침이 심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영락없이 기업가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선트래커는 기존 태양광 시스템과 다릅니다. 선트래커는 태양의 위치를 추적해 방향에 관계 없이 빛을 건물 내부로 끌여들여요. 이 과정서 로스율이 1%가 안 됩니다. 건축물의 할로겐 전등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아울러 향후 건축자재 트랜드는 ‘에너지 저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양광, 지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축적해 놓고, 필요 시 쓸 수 있는 저장장비 개발이 활발해 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미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고성능 축열재의 개발ㆍ출시에 나선 상황입니다. 축열재를 사용하면서 얼마나 냉난방 부하를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거에요. 특히 초고층 건축물이 늘어날수록 이 트랜트는 더욱 주목받을 겁니다”
글=정석한기자, 사진=안윤수기자
“한 십대 청소년이 밤에 지나가던 중년 남자의 머리를 흉기로 때렸어요. 이른바 ‘묻지마 범죄’였습니다. 그 청소년은 교도소에 들어갔어요. 출감을 하고 나서는 교도소서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연 매출 100억원 정도의 인테리어 기업 대표로 있어요. 기독교인이 되어 간증도 하고 다니지요. 누가 봐도 지금은 성공한 삶이에요. 하지만 머리를 맞은 중년 남성은 어떻게 됐을까요. 뇌에 이상이 생겨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움직이기 못한 채, 집안에만 누워 있어요. 그 가정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중년 남성이 무슨 죄길래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 겁니까”
이상욱 (사)한국피해자지원협회 회장을 만났다.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강했다. 인터뷰 내내 진지하고 절실한 고민들이 이어졌다. 기자도 강한 집중력을 가지고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범죄 발생 시 피해자 인권 관심 없어
한국피해자지원협회는 각종 범죄 발생 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을 지원하는 단체다. 피해를 입은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인 고통을 당하게 되는데, 이들을 보호하고자 2010년 법무부의 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설립됐다.
이상욱 회장은 설립 당시부터 회장직을 맡아왔다. “우리 사회는 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사건이 어떻게 발생됐으며, 가해자는 누구였고, 어떤 사람인지 등에 관심이 쏠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인권과 대우에는 관심이 없어요. 때문에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도움의 손길이 매우 적은 형편이에요”
실제로 가해자의 처벌과 구금, 보호, 갱생을 위해 지원되는 연간 정부 예산은 3조원 정도라고 한다. 반면 피해자에 투입되는 예산은 가해자들 예산의 2% 수준으로 아주 미약하다.
“국내서 발생하는 범죄 사건은 매년 200만건 이상이에요. 이중 형법 범죄만 해도 50만건이 넘고, 살인 사건도 1200건 이상이니 피해자 숫자도 쉽게 가늠해 볼 수 있겠지요. 정부 예산은 도움이 거의 안 된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피해자 트라우마…피해 상담사가 도와야
이상욱 회장이 피해자의 인권과 대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 2008년이다. 이 시기 서울상공회의소 광진구 상공회 고문과 광진구 통합방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피해자에 대해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소모임을 결성했다. 그후 2010년 법무부의 정식 허가를 받았다.
“2008년부터 학계ㆍ법조계 지인들과 협회 구성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어요. 이때만 해도 회비 납입 등으로 도움을 주던 후원인들은 250여 명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올 현재는 1500여 명에 달합니다”
특히 협회가 신경쓰는 부분은 피해자의 트라우마(trauma), 즉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피해 상담사’의 육성이다. 살인, 성폭행 등 강력 범죄는 피해 당사자는 물론 가족에까지 씻겨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이를 전문적으로 치유하는 직업이 바로 피해 상담사다. 협회의 교육을 거쳐, 매년 두 차례 자격증을 준다. 현재 피해 상담사만 해도 전국적으로 350여 명에 달한다.
“피해자에게 ‘괜찮아, 다 지나갈 거야, 잊어버려’ 등과 같은 조언은 도움이 되지 않아요. 오히려 피해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뿐입니다. 실제로 치유에 도움이 되는 말은 따로 있습니다. 피해 상담사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지요”
/피해자 유가족…경제적 지원 절실
이상욱 회장은 두 개의 삶을 산다. 한국피해자지원협회 회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려신소재산업이라는 건축자재 기업을 이끌고 있다. 협회 사무실은 광진구 광장동에, 고려신소재산업 본사는 중곡동에 위치해 있다. 주로 오전에는 고려신소재산업 본사에 있다, 오후에 협회 사무실로 이동한다.
우선순위를 물었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 대표와 사회 정의 실현을 목표하는 협회 회장이라는 직책 가운데 어느 것이 소중하냐는 질문에 한참 후 답변이 돌아왔다.
“본업이 고려신소재산업의 대표이사이기 때문에 협회 회장직도 언젠가는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협회 사무실에 가면 그 사실을 잊어버려요. 피해자 얘기를 듣고 있으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지배해 버리는 거지요. 쉽게 말해 힐링(Healing) 전도사가 되는 겁니다”
특히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행 법상으로는 살인 범죄 발생 시 유가족이 최고 5400만원까지 받을 수가 있다. 그러나 이는 피해자가 고소득 종사자인 경우고, 주부나 어린이라면 보상금은 크게 못 미친다. 협회가 각종 기관ㆍ기업, 일반인을 대상으로 후원 요청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 피해자가 되면, 가정이 경제적으로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단순히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가정이 늘어나면 사회는 희망을 잃어버리게 되고, 묻지마 범죄는 갈수록 늘어나는 악순환을 낳게 됩니다”
/향후 건축자재 트랜드는 ‘에너지 저장’
고려신소재산업은 1996년 설립된 건축자재 기업이다. 당시에는 신소재로 분류됐던 미국 듀폰(Dupont)사의 타이벡(Tyvek)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밀성이 뛰어난 타이백은 국내 목조주택에서 투습방수시트의 역할을 하면서 점차 국내 건축시장에서 네임밸류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에너지 관련 자재로 먹거리 영역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올 들어 출시한 태양광 시스템인 ‘선트래커(Suntracker)’가 대표적인 예다.
태양광 산업의 부침이 심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영락없이 기업가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선트래커는 기존 태양광 시스템과 다릅니다. 선트래커는 태양의 위치를 추적해 방향에 관계 없이 빛을 건물 내부로 끌여들여요. 이 과정서 로스율이 1%가 안 됩니다. 건축물의 할로겐 전등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아울러 향후 건축자재 트랜드는 ‘에너지 저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양광, 지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축적해 놓고, 필요 시 쓸 수 있는 저장장비 개발이 활발해 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미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고성능 축열재의 개발ㆍ출시에 나선 상황입니다. 축열재를 사용하면서 얼마나 냉난방 부하를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거에요. 특히 초고층 건축물이 늘어날수록 이 트랜트는 더욱 주목받을 겁니다”
글=정석한기자, 사진=안윤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