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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Why] 손은 다 말해준다 당신이 말하지 않는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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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VA 댓글 0건 조회 5,114회 작성일 15-04-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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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손은 다 말해준다 당신이 말하지 않는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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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20 14:23 | 수정 : 2015.03.23 16:10

나를 설명하는 표지판
지문 채취해 범인 잡고 손톱 모세혈관 분석해 녹내장 여부 판단까지
첨단을 달리는 '손 인식'
지문 인식 기술도 옛말 이젠 '정맥 인식'으로 결제 오차율 0.0001%도 안 돼
 
  
"40대 여성, A형, 코 성형수술, 키 157~166㎝."
 
지난 17일 경북울진경찰서는 '울진 살인사건' 피해자의 인상착의를 담은 전단을 배포했다. 올 초 시신이 발견된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누군지 확인도 못한 상태다. 경찰은 "손 지문만 있었어도 이 여성이 누군지 금방 알아냈을 텐데 양손이 발견되지 않는 바람에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손은 우리 몸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다른 어떤 곳보다 많은 정보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각종 사건·사고 해결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고, 몸에 생긴 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역할도 한다. 요즘엔 새로운 금융 결제 시스템의 주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범죄 해결에 결정적 실마리
 
지금까지 손의 활용도가 가장 크게 부각된 분야는 지문 채취를 통한 범죄 해결이었다. 범인과 피해자가 누구인지는 물론, 지문이 어디에 어떻게 찍혔는지 분석해 사건·사고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은 지문이 만인부동(萬人不同) 종생불변(終生不變), 즉 모든 사람이 다른 지문을 갖고 있고 평생 변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가 저항할 때 손을 사용하는데 이때 범인의 DNA가 손에 묻어 남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경찰은 2010년부터 살인·성폭력·강도 등 미제 사건의 현장 지문을 다시 분석해 용의자를 찾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흐릿하거나 일부만 남아 있는 지문을 정확하게 판별해 경찰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지난해 7월 30일 현재 중요 미제 사건 3032건 중 329건을 해결했다. 윤광상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과학수사대 경감은 "우리나라는 자체 개발한 지문 채취 기법 등을 통해 심하게 부패한 시체에서도 지문을 채취해 낸다. 해외 미제 사건 해결 의뢰가 들어올 정도로 감식 수준이 높아졌다"고 했다.
 

손은 각종 몸 상태를 말해주는 신호등
 
최근 엄마들 사이에서 '단동십훈(檀童十訓)'이라는 전통육아법이 유행했다. 단동십훈은 도리도리 잼잼, 곤지곤지, 짝짜꿍 등의 놀이를 말하는데, '손을 사용하는 놀이가 뇌 발달에 좋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백화점 문화센터의 인기 강좌로 떠올랐다. '전래 손놀이 40선'의 저자 이미향씨는 "우리 조상들은 손놀이를 통해 자녀들의 창의성과 감성 발달을 촉진시켰다"며 "특히 0~3세 때 뇌가 급성장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손을 사용하는 놀이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의학계에서는 손이 몸 상태나 질병, 성격 등을 반영한다는 연구 결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박찬기·박혜영 교수팀이 108명의 녹내장 환자를 조사한 결과 녹내장으로 시신경에 출혈이 생기면 손톱의 모세혈관에서도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 환자 55.6%는 손톱 모세혈관이 확장됐고, 35.2%는 모세혈관이 아예 소실됐다. 19.4%는 손톱 모세혈관 출혈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앞으로 손톱 모세혈관의 출혈이나 이상 여부를 관찰하면 녹내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류머티즘 학회에선 '검지보다 약지가 긴 여성은 관절염 발병 위험이 2.5배 높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손에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신체 비밀도 알 수 있다. 가천의대 길병원 비뇨기과 김태범 교수는 "검지에 비해 약지가 길수록 남성의 생식기 길이도 길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손을 보면 병이 낫는다'의 저자 조경남씨는 "손은 뇌와 각 신체 부위로 연결된 신경 루트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이라며 "신체 부위 중 가장 예민하기 때문에 사람의 기질을 파악하기에도 좋다"고 했다. 예를 들어 손금이 곡선형으로 발달한 사람은 사고 체계가 복잡하고 마음을 숨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은 위장병이나 스트레스성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손톱에 흰 줄이 많이 가고 잘 부러진다면 간 기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씨는 "단순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손금이 직선형으로, 섬세한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은 곡선형으로 발달한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손금으로 타고난 성격과 조심해야 하는 질병을 추측할 수 있다"고 했다. 수지침의 세계에선 손에 침을 놓아 몸 이곳저곳에 생긴 질병 등을 치료하기도 한다.
 
 
첨단 제품에 활용되는 손 정보
 
스웨덴 룬드대학교 구내식당에서는 요즘 학생들이 밥 값을 '손'으로 계산한다.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리더기에 한쪽 손을 갖다대면 적외선 센서가 손바닥 피부 속 정맥의 패턴을 읽어 사전에 연동된 은행 계좌에서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유럽의 일부 마트에서도 이런 장치를 이용해 물건을 살 수 있다. 리더기에 손을 갖다대면 계산대 화면에 '○○○ 고객님, 결제가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이 장비는 스웨덴 벤처기업 퀵스터사가 구축한 '정맥(靜脈) 인식 결제 시스템'이다.
 
대규모 해킹 사태와 신용카드 고객 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불거지자 지문과 손금 등 손의 정보를 이용한 보안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정맥 인식은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맥 인식의 오차율은 0.0001% 이하로 4% 정도인 지문 인식보다 정확하다.
 
지문 인식 기술은 이미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지문 인식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발표했다.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한 뒤 지문 인식을 하면 곧바로 결제가 되기 때문에 10초면 결제가 끝난다. 지문 인식 신용카드나 지문 인식으로 암호를 푸는 스마트폰은 보급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휴대전화의 60%가 지문 인식으로 화면 잠금을 푸는 기술을 도입했다.
 
하지만 지문도 위조를 하거나 모조품을 만드는 경우, 비리나 범죄에 이용될 수 있어 안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월 경북 영주소방서 공무원들은 실리콘으로 손가락 지문을 만들어 다른 사람이 대신 지문인식기에 찍어 주는 방식으로 2년 동안 300여만원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챙겨 적발됐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