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한없이 푸르고 어린아이들의 웃음꽃이 피어나는 가정의 달을 맞이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의 한 구석에는 가정폭력(家庭暴力)으로 시달림을 당하는 여성과 아동들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은 빈도와 정도에 있어서 더 이상 개인적인 일로만 맡겨두어서는 안 되는 현실이 되었고, 이제 교회와 사회 그리고 국가가 가정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교회 사회와 국가에서 담당해야 할 가정폭력에 대한 대처방안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첫째 교회에서는 교회의 양적(量的) 성장에 집중해 왔던 종래 교육 프로그램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 가정폭력을 당한 성도들을 향하여 손을 내밀어야 하는데, 이제 성도들의 질적(質的) 성장을 위한 내적 치유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교회와 선교단체 등에서 사회의 기초단위인「가정」의 치유, 회복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건강한 성도들을 양육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써야 한다.
한편 교회의 교육프로그램이 유아 아동 학생 청년 장년 등의 연령별(年

齡別) 교육 프로그램에 치중되어 있는데, 이제 가정폭력, 이혼, 아동학대, 청소년 비행, 성폭력 등 사안별(事案別)로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개별 교회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가정폭력상담소의 운영이나 피해자 일시보호시설 등은 선교단체나 교계차원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사회적인 측면에서 가정폭력은  TV 방송 등 언론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무의식적으로 자녀와 부모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TV에서 방영되는 각종 폭력물 특히 가정폭력 장면이 방영되지 않도록 촉구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기독교인들이 폭력물 추방운동에 앞장서야 하고, 자녀들이 가정폭력물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게 주변의 미디어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가정폭력물에 노출된 아이들은 폭력을 흉내내거나 어른이 되어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셋째 국가의 가정폭력에 대한 역할이 강조되어야 한다. 현재 국가에서는「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등을 제정하여 가정폭력에 대처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남편이나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당한 아내와 자녀가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신고를 해서 경찰이 관여하게 된다면, 남편과 아버지가 전과기록을 가질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정보호사건으로 가정폭력이 다루어지게 된다면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전과자로도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가정폭력의 가해자에게는 법원에 의해서 사회봉사활동이나 상담, 그리고 치료감호를 받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봉사활동이나 상담 등 여러 가지 활동에도 불구하고 가정폭력의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교회가 가해자의 폭력성을 제거하는 치유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