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순수민간 피해자지원 단체
"(사)한국피해자지원협회(KOVA)”

언론보도

[뉴시스] 16년전 美 한인여고생살인사건 재조명

페이지 정보

작성자 KOVA 댓글 0건 조회 5,041회 작성일 15-11-09 14:54

본문

미국의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뜨거운 쟁점이 된 한인여고생 피살사건이 다시 한번 미국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언론은 8일 볼티모어 순회법원이 지난 1999년 이혜민양 피살사건의 범인으로 15년째 복역중인 아드난 사이드(35)에게 새로운 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사이드의 변호인은 새로 열릴 심리에서 사건당일 알리바이를 입증할 증거들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정은 사이드의 휴대폰 통화기록과 당일 그와 함께 있었다는 친구의 증언이 나온 이후 내려졌다고 전했다.

볼티모어 우드론 고교에 다니던 이혜민양(당시 17세)은 1999년 1월 실종 한달만에 인근 리킨공원에서 매장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로 전 남자친구인 파키스탄계 아드난 사이드를 지목했다. 숨진 혜민 양과 사이드는 학교서 영재 학생으로, 운동도 잘하고, 친구 관계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드는 이 양이 실종되기 한 달 전 헤어졌고,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에 앙심을 품은 것으로 경찰 보고서에 기록돼 있다. 경찰은 당시 광범위한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이 양을 살해, 암매장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기소했다. 사이드는 2000년 1급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컴벌랜드에 있는 주 교도소에서 15년째 복역하고 있다.

이혜민양 사건이 다시 조명을 받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 볼티모어 선 기자 출신인 새라 쾨닉이 팟캐스트 방송 '시리얼(Serial)'을 통해 살인 사건을 재구성해 논픽션 드라마 형식으로 배포한 것이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면서부터다.

쾨닉은 당시 사건 기록을 비롯해 복역 중인 아드난, 동료 학생, 교직원, 경찰 등을 집중적으로 인터뷰, 사건 내용을 재구성하고 아드난이 진범이 아닐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사이드가 혜민 양을 살해했다는 시간대에 학교에서 그녀를 봤다는 다른 동료 친구의 자필 편지, 특히 사이드의 변호사인 크리스티나 구티에레스가 충분한 변호도 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크리스티나는 이후 다른 문제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한 뒤 지난 2004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쾨닉은 우드론 하이스쿨 학생이었던 에이시아 맥클레인이 이 양의 살해 시점에 사이드와 함께 있었다는 진술이 무시됐다면서 맥클레인은 검사의 기소 내용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맥클레인은 "검사가 범죄가 일어났다고 명시한 시각에 학교 건너편 도서관에서 사이드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팟캐스트 '시리얼'은 지금까지 누적 다운로드수 1억회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고 미국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조명했다는 점이 평가돼 '피바디 상'을 수상했다. 

사이드의 가족들은 당시 결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들은 "지금까지 모든 사회와 격리돼 살아야 했다. 사라졌던 삶이 되돌아온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당시 추모 집회 및 범죄 규탄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한인사회는 복잡한 심경이다. 한 관계자는 "만약 사이드가 범인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다시 조사해 진범을 잡아야 할 것이다. 억울한 사람도 없어야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상처받는 가족들의 슬픔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