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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부평경찰서, 더워질수록 나는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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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VA 댓글 0건 조회 4,887회 작성일 15-06-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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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경찰서, 더워질수록 나는 바빠진다
 
[기고] 인천 부평경찰서 경장 최보규
김종훈 기자
 
 
승인 2015.05.04  14:26:12
 

하루의 온도가 봄과 여름을 넘나드는 지금 이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하는 지구대, 파출소 경찰관들은 굳이 세어보지 않아도 온 몸으로 여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실제로 경찰청의 살인범죄 통계자료(2010년)에 따르면 가장 더운 8월에 살인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했고 미국의 일부 학자들은 과도한 열이 감정을 자극하고 격한 심리 상태를 유발하며 결국은 개인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게 돼 범죄로 연결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날씨와 범죄 발생의 상관관계에 관한 지식이 해박하지 않은 나이지만 지구대 근무생활을 하는 동안 확실히 연관이 있다는 것쯤은 경험으로 알 것 같다. 사소한 이유로 말다툼이 많아지고 이 다툼이 폭행사건 발전되는 경우가 겨울에 비해 여름이 확연히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12신고 증가와 함께 경찰관의 근무복은 여름이 되면 땀으로 늘 젖어있다. 여름이 가까울수록 실외 활동이 증가하게 되고 사람들과의 접촉 빈도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에 눅눅하고 후덥지근한 장마라도 겹치는 때면 이유 없는 짜증이 밀려오는 때를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와 부딪혔을 때 본인도 하지 않은 사과를 상대방이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로 욕설을 주고받고 누구의 주먹이 더 단단한지를 시험이라도 하듯 주거니 받거니 한 후에 들어오는 신고는 셀 수 없이 많다.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그 싸움들을 말려가는 우리에게도 욕설과 폭행은 신고출동의 옵션 선물이다.
 
경찰관들도 후덥지근한 날씨를 피해갈 능력은 없는 사람이기에 가끔 이유 없이 몰려오는 짜증을 삼켜낼 힘이 없을 때도 많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시민의 감정과 짜증을 풀어내야 하는 것이 경찰관의 숙명인 것을. 오늘도 낮 최고 기온이 30℃에 다다를 듯 말 듯 했다.
 
무더위가 계속 되는 여름,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자기 감정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는 계절이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그렇게 느끼는 것을 잠깐만이라도 생각한다면 가벼운 일로 인해 시비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 모두 더워지는 날씨를 피해갈 수는 없지만 잠깐의 짜증과 후회만 남을 싸움을 피하기 위해 배려 심과 이해심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나 또한 그 마음들을 키워가며 점점 바빠질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인천 부평경찰서 경장 최보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