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바라 봐야합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피해자협회 댓글 0건 조회 6,929회 작성일 11-11-10 16:46본문
"우린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바라 봐야합니다" | ||||||||
한국범죄피해자지원협회 이상욱 회장, 박효순 사무총장 인터뷰 | ||||||||
[문화저널21 조은국기자] 공지영 작가의 소설 ‘도가니’를 모티브로 한 영화 ‘도가니’가 개봉되면서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영화 ‘도가니’ 때문에 장애아 학대 혹은 성폭행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정치권에서는 관련법 제정 움직임까지 일었다.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인 광주 인화학교에 대해서도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갈 만큼 파장이 컸다. 청각장애우 학교인 인화학교에서 2005년 발생한 성폭행 사건에, 수십 년 전 발생한 암매장 의혹사건까지 더해져 파장이 일파만파 퍼졌다. 이처럼 감추어진 진실을 들추어 가해자를 밝혀내 처벌하고자 하는 모두의 바람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 가해자에 대한 분노에 가려 피해자들의 어려운 상황은 다들 본체만체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뿐만이 아니다. 강력범죄 사건이 알려질 때마다 자극적인 범죄내용에 주로 관심이 쏠리고 피해자들의 고충은 알려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과 가족들은 육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상해를 크게 입었을 경우 막대한 치료비는 물론이고, 노동력을 잃어 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정신적으로는 피해정도에 따라 공포와 수치심, 분노까지 느끼게 돼, 이전과 같은 생활을 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진다. 현재 정부는 물론 사회도 가해자를 처벌하는 일에만 초점을 맞출 뿐 피해자 보호와 인권에는 관심과 배려가 없다. 단적인 예로 지난 한 해 동안 지급된 범죄피해구조금은 22억 원 정도였다.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체 예산도 30억 원에 불과하다. 교정시설 수용자관리 등 범죄자를 위해 사용되는 예산이 2천억 원을 훨씬 넘는 것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게다가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무부 산하에 많은 범죄피해자지원단체가 있지만, 그들의 지원활동 역시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즉, 지원 예산과 범죄 피해 관련 전문가들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얼마 전에는 저녁시간 이후에는 상담전화도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담긴 언론보도까지 있었다. 단체에 상담을 원했던 많은 피해자들은 “정말 용기를 내어 어렵게 전화를 걸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계속되는 신호음이었다”며 “그들이 ‘땡’하면 퇴근하는 공문원이냐”며 강한 불만을 털어놨다. 이와는 반대로 정부의 지원 전혀 없이, 회원들의 후원과 임원들의 출연금, 그리고 대학생들을 포함한 봉사활동 인력으로만 범죄 피해자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가 있다. 비공식적으로는 2008년부터 활동을 해왔고, 올해 3월 법무부에 정식 허가를 받은 한국범죄피해자지원협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도가니’ 영화가 상영되면서 재조명된 인화학교 사건의 피해자에 대해 법률서비스를 포함해 금전적 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아무런 대가도 없는 범죄 피해자 지원에 매달리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협회 사무실을 찾아 이상욱 회장과 박효순 사무총장을 만났다. <우리가 범죄자에게 손가락질할 때, 피해자들은 고통에 통곡한다.> 범죄 피해자들의 상황이 어렵다고 하던데
박효순 사무총장(박 사무총장) : 이번에 이슈가 된 인화학교 사건 피해자도 지원합니다. 광주경찰서에서 공문이 왔는데, 당시 사건의 피해자가 이제는 성장을 해,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장애인인데 남편 역시 장애인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라서 정부에서 월 140만원을 받지만, 두 아이를 키우고 있고 현재 마땅한 직업이 없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매달 50만원씩 6개월 동안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또 다른 예로, 언론에 여러 번 보도된 사건인데 아이가 셋인 엄마가 남편이 매일 폭력을 행사해 임신 중에 가출했어요. 가출을 했다가 몇 개월이 지나 돌아와 아이를 낳았어요. 그러자 아이 아빠는 자기 아이가 아니라며 아이를 매일 때렸다고 해요. 자기 아이가 아니라면서. 아이의 몸에는 매일 멍이 들어있었다고 유치원 선생님들이 증언했어요. 결국 아이 아빠가 아이를 목 졸라 죽여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렸어요. 아빠는 구속이 됐고, 엄마 역시 아이 아빠의 폭력이 무서워 아이를 유기하는데 도와 같이 피의자가 된 거죠. 세 아이와 뱃속의 아이를 돌봐야하니까 아이 엄마는 구속되지는 않았어요. 아이를 가진 상황에서도 아이 엄마는 단체에서 지원한 지원금으로 매일 술을 마셨어요. 아이 아빠의 폭력과 자기 아이를 자기 손으로 버린 것에 대해 정신적으로 못 견딘 거죠. 장례를 해줄 사람이 없어서 병원에 아이의 시체가 계속 방치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장례절차를 밟아 아이의 장례를 치렀죠. 정부단체는 피의자는 절대 지원하지 못하게 되어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민간단체이기 때문에 상황을 고려해 아이 엄마를 지원했죠. 우리가 지원했던 사례 중에 정말 눈물 나는 일이 있어요. 어린 딸이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한 사건이 있었어요. 어려서부터 성폭행을 해왔는데, 고등학생인 애를 술을 먹여 잠이 들며 성폭행을 하는 거예요. 애가 나이를 먹다보니 알게 되고 강하게 거부할 것 아니에요. 그러자 한번은 복면을 하고 나타난 거예요. 애는 자기 아버지니까 차마 신고를 못했는데, 복면을 하고 들어왔을 때 애가 비명을 질러 주변사람들이 붙잡아 복면을 벗기니 아버지였던 거예요. 아이는 충격을 받고, 아버지는 구속 당했어요. 그때도 우리가 아이에게 지원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 속에서 기특하게도 이 아이가 올해 대학을 갔어요. 경찰이 이 아이를 한번 더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만났더니, 한겨울인데 얇은 옷을 입고 떨면서 온 거예요. 상황을 물으니 아버지 친척이나 친구들이 아버지를 구속시켰다고 집에 찾아와 괴롭혔다는 거예요. 아이는 무서워서 집에 못 들어가고 친구 집을 돌아다니며 전전긍긍하고 있었다고 해요. 대학에 들어간 게 참 용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학비를 지원해주고, 엄마의 마음으로 옷도 좀 사 입혔어요. 그러니 아이가 고맙다며 어른이 되면 생명부지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은 것을 항상 기억하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대학만큼은 꼭 졸업하겠다고 말했을 때, 참 가슴이 아팠어요. 그런 것을 보면 눈물도 많이 나고,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그렇게 하게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것도 쉽지 않다.> 협회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상욱 회장님(이하 이 회장) :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지역에 있는 분들과 피해자 지원활동을 하다 보니 조직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피해자들을 체계적으로 돕기 위해서는 조직을 가지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또 경제적인 지원에 대한 재정규모도 규모지만 우리가 현재 ‘피해상담사’를 양성하고 있는데, 전문인이 필요했습니다. 피해자들의 정신상태를 알고 보듬어줄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진행하다보니 협회가 필요했습니다. 또 일반인에게 홍보도 해야 하고, 잘못되거나 부족한 피해자 지원에 관한 법규도 개정하는 등 이런저런 활동을 하려다보니, 그런 필요성에 의해 만들게 됐죠. 협회를 만들기 전, 비공식적으로 피해자들을 지원할 때는 어떤 방식으로 지원 했나 이 회장 : 지금처럼 체계가 없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발생하면, 부모처럼 쫓아가는 거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이 처한 현실이 어떠한 지 알고자 했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면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그때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을 많이 했는데, 그런 처지에 있는 아이들은 대개 옷도 제대로 못 입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많습니다. 데리고 음식도 사주고 문화생활도 시켜주고 그때는 엄마 아빠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봤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해가 생겼습니다. 아이를 보호하는 분이 우리가 아이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니까, 그분들은 그 정도는 못해주니 박탁감이나 질시를 하는 일이 있더라고요. 우리도 전문가가 아니니까 단지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봐주려고 했던 것인데, 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었던 거죠. 우리가 너무 아마추어적으로 접근을 했던 겁니다. 그래서 더 이상 지원을 못했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 문제가 단체를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죠. 피해자들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아. 협회가 금전적 지원 외에 주로 하는 지원 활동에는 무엇이 있는 가 이 회장 : 금전적 지원 외에도 사건과 관련된 모든 지원을 합니다. 법률서비스, 심리적인 상담, 사회단체와 연결해주는 일도 합니다. 또 사건 현장 청소도 하고 있죠. 박 사무총장 : 살인사건들이 발생했을 때, 만일 온 집안이 피투성이가 됐을 경우 가족들은 치우지 못해요. 그래서 우리가 용역회사를 통해 청소대행을 해주고 있습니다.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경우 여성운전자가 직접 피해자를 태워 병원에 데려다 주는 등의 다양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죠. 이 회장 : 기본적으로 피해자가 필요로 하는 지원활동은 다한다고 보면 됩니다. 사건현장 청소도 우리나라에서 살인사건이 생기면 접근금지 테이프를 붙이고 조사를 하는데 온 집안을 어지럽혀요. 그리고 청소를 안 하잖아요. 그대로 보존한다는 명분 하에서요. 나중에 와보면, 현장은 혈흔에다가 조사과정에 발생한 흔적들로 엉망이 되죠. 그럼 피해자들이 그걸 치울 수 있겠어요? 정신적 충격에도 벗어나지 못했는데. 그래서 우리가 대신 치워주는 겁니다. <가해자 인권을 말할 때 피해자 인권은 잊고 있다.> 정부가 피해자 지원에 투입하는 예산이 너무 적다고 하던데 이 회장 : 우리나라에 피해자구조기금법이 있습니다. 이 법안에는 기금법을 마련하는 재원을 법무부에서 벌과금 수입 중에 4%를 범죄피해자를 돕는 비용으로 출연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실행되고 있는데, 그게 연간 600억 정도 됩니다. 그중에서 40억이 법무부의 범죄 피해자 지원 예산으로 책정됩니다. 그런데 그것을 받으려면 신체적 상해가 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팔마디가 잘리는 정도의 상해가 아니면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정부가 지원하는 구조기금은 있지만, 그 규모가 적고 받기도 힘이 든다는 겁니다. 그래서 구조기금을 상해정도가 약하더라도 탈수 있도록 유연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중한 상해를 입은 사람에게 그 정도 자금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살인피해를 받은 피해자 가족이 받을 수 있는 돈이 고작 3000만원이에요. 그것도 사회적 이슈가 되면 빨리 지급되고, 게다가 피해자 지원단체에서 금전적 지원을 받으면, 그 금액을 제하고 지원을 합니다. 굉장히 냉정합니다. 그런데 가해자들을 위한 예선은 1조원이 훨씬 넘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합니다. 구금하고 교화시키고, 교정하고, 가르치고 그런데 들어가는 비용은 엄청납니다. 그런데 피해자들은 피해를 당하고 나면 증인으로서만 필요합니다. 모든 재판과정이 끝나면 이 사람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관심에서 멀어집니다. 원래는 증인 이상의 보호와 지원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들이죠. 인권도 역시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보호받아야 하는데, 사실 사건이 발생하면 언론들은 가해자들에만 집중하고 피해자들은 통곡하는 것만 보도하고, 그 다음에 피해자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관심을 갖지 않죠. 현실이 그렇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없다고 하던데, 협회 운영은 어떻게 하는 가 이 회장 : 지금은 주요 회원들이 낸 후원금으로 운영하고 있죠. 우리가 올해 3월에 설립돼 1년 미만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지원받는 부분은 없습니다. 1년 이상이 돼야 법무부에 자금지원에 관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에서 지원하는 자금의 액수도 많지 않아요. 검찰 내에 있는 피해자 지원센터는 『범죄피해자기본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범죄피해자를 돕는 등록법인을 지원하도록 되어있어요. 검찰 내에 있는 조직은 지자체와 법무부에서 지원을 받기 때문에 그래도 많은 도움이 되죠. 그러나 그 외의 단체는 자격이 있다고 해도 법무부에서만 지원을 받기 때문에 큰 액수의 지원을 받지 못해요. 일 년에 2~3천만 원 정도 되죠. 현재는 임원들의 출연금과 회원들의 회비, 그리고 기부금으로 협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 사용예산이 일억 오천만 원정도 되는데, 직접 지원비용은 7,500만 원정도입니다. 다른 단체들은 상근 직원들 월급을 지급하는데 많은 예산을 사용하지만, 우리 협회는 조금이라도 피해자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해 상근 직원을 한명만 두고 있습니다. 다른 인원들은 모두 자원 봉사하는 인력들입니다. <사건이 터져야 관심 갖고 움직이는 우리 사회, 이것이 문제.>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어떤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하나 이 회장 : 우리나라는 형사사법체제 하에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국가들은 초점은 대개 범죄자를 잡아서 응징하고 격리시키고, 교화시켜 다시 사회에 내보내는 것입니다. 검찰에게 기소권이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범죄 피해자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가해자의 인권을 위해서 주어지는 지원을 범죄 피해자에게도 그대로 주면 됩니다. 당연히 피해자에게도 인권이 있으니까요. 가해자는 재판에 가기 전에 국선변호인도 신청할 수 있어요. 하지만 피해자에게는 그런 지원이 없어요. 억울하게 범죄 피해를 입었는데 오히려 국선변호인 제도도 이용할 수 없고, 조력자도 쉽게 얻을 수 없어요. 다행히도 12세 이하 아동에게는 국선변호인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법이 개정이 됐죠. 이번에 도가니 사태가 발생하니까 장애인에게도 법률조력자를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법률안을 개정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어요. 사건이 터지고 이슈가 돼야 움직이는 겁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죠. 정부에서 마음을 열고 피해자들한테 비슷한 수준의 지원을 해주면 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굉장히 소극적이에요. 박 사무총장 : 범죄자들과 같은 수준의 인권을 보장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게다가 예산이 필요합니다. 민간단체는 스스로 능동적으로 움직입니다. 많은 민간단체가 자율적으로 생길 수 있도록 문턱을 좀 낮춰야 합니다. 이 회장 : 어느 나라나 헌법에 명시된 행복추구권을 모든 국민이 추구하며 살 수 있는 권리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 권리가 침해당하면 국가가 책임을 져야죠. 하지만 국가가 모든 것을 직접 지원을 할 수 없어요. 그래서 민간단체를 동원해서 지원을 합니다. 현재 시스템을 고치고 시민단체에 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정부가 해야 합니다. 현재 피해자는 인권이 없습니다. 피해자들은 육체적 정신적 상처 때문에 가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가난을 구제하기 위해 단순히 금전적 지원보다는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고, 이 일환으로 나루가온 프랜차이즈를 하겠다고 하는데
이 회장 : 피해자를 지원할 때 법무부 산하의 단체들은 같은 피해자에게 중복할 수 없게 되어있어요. 그런 법이 있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피해자가 많지도 않은 금전적 지원을 받으면 더 이상 지원을 못 받는 경우가 있는데, 중복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그 사람은 그 돈으로 회생하지 못해요.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안 되죠. 협회는 피해자 가족 중에 생활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되면 소규모 창업을 지원해보자 하는 생각에 한국창업학회와 MOU를 맺어 전문적인 창업 가이드를 받기로 했죠. 얼마 전 실험적으로 시도를 했었어요. 적은 예산으로 시작한 사업이라 지역 내 상권이 좋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방법을 달리해 규모도 줄이는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피해자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안으로 진행을 해야 하니까요. 이 계획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적절한 대상이 생기면 창업협회와 우리가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박 사무총장 : 범죄 피해자들은 심리상 충격 때문에 삶에 대한 의욕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그런 심리적 문제를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살아갈 이유 등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일까지도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그래서 섣부른 시도보다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 일이죠. <피해자 상담과 지원은 전문가가 해야.> 피해상담사 제도를 만들었다는데 이 회장 : 우리나라에서 없었던 제도입니다. 외국에는 있기는 하지만 말이죠. 우리 역시 피해상담사라는 전문가가 필요해서 만들었습니다. 이가 아프면 치관에 가고 눈이 아프면 안과에 가잖아요. 피해자는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훈련된 사람이 관리와 상담을 해야 하는데, 피해자에 대해서 모르고 단지 엄마 같은 마음으로 접근은 궁극적인 것은 해결을 못해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피해상담사에게 법적 · 의학적 · 정신적인 것까지 종합적으로 교육을 하면 피해를 겪었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죠. 상담사라는 과정은 1급부터 3급까지의 과정이 있어요. 올해 7월과 8월에 1기가 교육을 받고 시험을 9월 24일에 치렀죠. 40~50%가 합격을 했어요. 또 그분들이 협회 자격증을 받으려면 300시간 이상 전문 수련과정을 실질적으로 진행해야 해요. 수련과정을 마친 피해상담사 일부는 협회에서 활동하고, 또 일부는 피해자 지원과 관련된 기관에서 요청이 오면 파견해 활동 하게 되죠. 그분들의 수련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협회에서 지원합니다. 이는 새로운 직업군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범죄 피해자에게 관심을 갖고 한 목소리를 내야> 마지막으로 협회를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고 범죄 피해자들에게 어떤 지원을 하게 되는지 말해달라
박 사무총장 : 도가니 사건이 재조명이 되서 피해자와 장애아들이 이런 피해를 당했구나 하는 여론이 조성됐고, 또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법을 바꿔야 된다고 고무되어있습니다. 범죄 피해는 어느 누구에게나, 어느 날 갑자기 올 수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피해자가 나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범죄 가해자들을 어떻게 응징해야 하나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가급적이면 이 사람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아픔이나 상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이제는 피해자에게 관심을 갖고 돌봐줘야 해요. 이 회장 : 피해자들은 잊힌 존재로 남게 됩니다. 언론이나 방송에서 사건이 나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말을 하지만, 며칠 지나면 다 잊게 됩니다. 그 뒤에 남아있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런 고통을 같이 이해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고, 정부에서도 피해자들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가해자와 마찬가지로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줬으면 합니다. 기업에서도 여러 사회공헌사업을 하잖아요. 우리 범죄 피해자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고,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려면 언론에서 많이 조명해줘야 해요. 그러면 시민단체들은 더욱 열심히 활동을 하겠죠.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여력과 여유가 있을 때, 우리 단체가 피해자들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성장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려고 합니다. ceg@mhj21.com 《실시간 시사 문화 종합 뉴스 ‘문화저널21’ 보도자료문의 news@mhj21.com》 《문화저널21이 만드는 경제·문화 월간지 ‘economy cultu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