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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소리] 대구 정은희양 사건, DNA 증거 찾았지만 공소시효에 '멈칫'...끝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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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OVA 댓글 0건 조회 4,594회 작성일 15-06-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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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정은희양 사건, DNA 증거 찾았지만 공소시효에 '멈칫'...끝이 아냐
 
 
대구 정은희양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공소시효의 실효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99년 7월 8일 당시 6살이던 김태완 군이 황산 테러로 고통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다가 49일 만에 생을 마감했다. 이 사건은 16년 전의 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4일, 유가족의 재정신청으로 사흘남은 공소시효가 정지되면서 여론은 이 범죄에 대해 다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용의자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유가족이 냈던 재정신청이 고등법원에서 기각됐고 현재 대법원의 결정만을 앞두고 있다. 공소시효의 끝자락에서 16년 동안 계속 되어온 유가족의 진실 규명 촉구는 어디로 가게 될까.
 
또다른 사례도 있다. 김소정(가명) 씨는 아홉 살이 되던 해부터 10년 간 당한 성폭행으로 현재까지도 심리적 불안과 신체 이상 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녀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가해자가 삼촌이라는 것. 학창시절 내내 삼촌은 휴가나 명절 때마다 찾아와 소정 씨를 성폭행했고 가족이기 때문에 더욱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해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소정 씨는 성인이 되고 결혼한 후 가해자의 법적 처벌을 위해 경찰에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말 뿐. 2011년법 개정으로 13세 미만의 아동이나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범죄 공소시효가 폐지됐지만 소급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소정 씨가 가해자에게 죄를 물을 수 있었던 유효 공소기한은 단 7년뿐이었다. 명백한 가해자가 눈앞에 있는 범죄.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법이 묻지 않은 죗값은 온전히 피해자가 감내해야 할 몫이 됐다. 
 
1998년 11월 4일, 인천 부평구에서 일어난 강간살인사건은 13년 뒤 자수로 범인이 밝혀졌다. 자수를 이끌어낸 배경에는 2010년 시행된 DNA 데이터베이스 제도가 있었다. DNA법은 법 시행 이전에 이미 수형 중인 사람에 대해서도 DNA 시료를 채취해 범죄자들에 대한 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도록 되어 있다.
 
이 사건의 범인은 이미 이전에 저지른 범죄로 수형 중이었으나 DNA 채취를 앞두고 범행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자수하게 된 것. 그는 DNA 채취를 하지 않았다면 자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대구 정은희양 사건도 빠질 수 없다. 구마 고속도로에서 23톤 트럭에 치여 숨진 정은희 양. 대구 정은희양 사건 은 단순교통사고가 아닌 강간사망 사건이었다. 공소시효 만료 약 한 달 전, 검찰은 DNA 수사로 성폭행범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강간죄에 해당하는 공소시효(7년)가 만료됐기 때문에 특수강도강간죄(15년)로 기소할 수밖에 없던 유가족. 하지만 법원에서는 피의자에게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특수강도에 해당하는 증거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DNA 제도로 인해 강간의 증거를 발견했지만 공소시효에 가로막혀 범인을 검거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일본은 1995년 4월에 일어난 노부부 살인 방화 사건을 계기로 2010년 4월, 사형에 해당하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했다. 미국의 경우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에 한해서 공소시효가 없으며 독일 역시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없앴다.
 
이와 관련해 서영교 의원은 검거되지 않은 흉악 범죄자가 공소시효만 넘기면 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돼있는 현 공소시효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형사소송법 개정안’, 일명 ‘태완이법’을 발의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법적 안정성 유지와 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공소시효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